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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경제

생사 기로에 선 美 AIG의 운명은...

2008년 9월 16일(화) 4:45 [연합뉴스]
 
뉴욕주, 자회사 자산 담보활용 인가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 미국 월가에서 리먼브러더스와 메릴린치에 이어 다음 차례로 지목돼온 미국 최대의 보험사 AIG가 긴급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나섬에 따라 AIG의 운명이 어떻게 전개될 지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AIG는 보험 계약자들의 자산이 걸려있어 증권사나 투자은행과는 성격이 다른데다 규모도 커서 만의 하나 AIG마저 무너질 경우 금융시장에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이 예상된다.

15일(현지시간) 미 금융계에 따르면 그동안 손실 확대로 고전을 면치 못해왔던 AIG는 지난 주부터 주가가 폭락하고 신용평가업체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임박해지자 위기타개를 위해 정부에 400억달러의 브리지론을 요청하는 한편 자회사 매각 등의 자구책을 추진해왔다.

AIG의 자구책에는 항공기 리스 관련 자회사인 ILFC를 매각 또는 분리하는 방안을 포함해 광범위한 구조조정 계획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식적으로 발표되진 않은 상태다.

전날 뉴욕타임스는 AIG가 신용평가 업체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피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런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현실화되면 AIG는 불과 2∼3일 내에 무너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신용파생상품 정산과 관련해 수 십억 달러가 필요하게 되는 것은 물론 보험 계약 취소 등 고객들의 '대탈주(Exodus)'가 촉발돼 견디기 힘들어진다는 얘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켄 루이스 회장은 이날 CNBC에 출연해 "AIG의 파산은 산업 전반에 걸쳐 심각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면서 "AIG가 파산하면 리먼브러더스 사태보다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AIG가 요청한 브리지론 400억달러에 대한 정부의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다만 AIG가 자금 확보를 위해 2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자회사 자산을 담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은 점은 그나마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데이비드 패터슨 뉴욕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AIG가 자회사 자산 200억달러 어치를 활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AIG가 긴급 유동성을 지원받을 때 이 자회사 자산을 담보로 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시장에서 AIG의 주가는 계속 폭락하고 있는데 반해 브리지론을 비롯한 자금차입의 결과는 나오지 않은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어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날 오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AIG의 주가는 전 주말보다 무려 47%나 폭락한 6.38달러에 거래됐고,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의 스프레드는 415bp가 확대돼 AIG의 도산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했다.

AIG가 400억달러의 브리지론을 받을 수 있을 지도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FRB가 브리지론을 지원한다 하더라도 이는 AIG의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하며, 다만 자산 매각 등의 구조조정을 추진할 시간을 벌어주는 효과만 기대할 수 있을 뿐이어서 '위기탈출'을 위해서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더구나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이날 "재무부와 FRB가 AIG와 모임을 가진 것은 AIG에 대한 정부의 자금지원과는 관계가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AIG는 한때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과 투자 협상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CNBC는 버핏과 AIG의 협의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AIG는 지난 1.4분기 78억1천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4분기에도 53억6천만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애널리스트 로드니 클라크는 "추가적인 시장가치 하락은 AIG의 자산에 타격을 줄 것"이라면서 "단기적으로 자본시장에 대한 AIG의 접근이 더욱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