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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月100만원 받아도 강남에서 일하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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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사를 보다보니 고용지원센터에 찾아온 어떤 4년제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한 24살의 여성에게 성남공단의 월 200만원의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사무직 자리를 알선했으나, "월 100만원 받아도 좋으니 강남에 위치한 회사로만 알아봐달라"고 했다더군요.

요즘 대졸출신의 신규 취업희망자들이 생산직을 꺼려하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만, 회사의 위치나 회사가 위치한 건물의 외관등의 직접적인 근로조건과 다소 거리가 있는 사항들을 따지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일단 제 경험담을 좀 이야기 해 보고 싶네요.

전 다행히(?) 지금까지 직장을 구하기 위해 고용지원센터를 찾아가 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6~7년 전 고용지원센터에 방문한 경험이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각보다 직원들이 친절하고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알아봐주긴 하지만 아무래도 내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져 조금 주눅이 들었다"고 말하더군요.

떳떳하게 공공서비스를 이용해 고용지원을 받는데 주눅이 들 필요가 뭐가 있어?

고 말하긴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그런 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도 6년전쯤 실업급여를 받으러 갔다가 괜히 기분이 우울해졌던 적이 있었죠.

재취업이 안될것 같은 불안감, 한정되어 있는 실업급여 수령 기간 및 금액, 나와 같이 그 곳에 실업급여 수령을 위해 와 있는 사람들의 모습 들이 종합적으로 마음을 우울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자꾸 이야기가 다른 쪽으로 흐르는데요.

전 1990년대 말에 IT벤처기업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IT벤처기업이다 하면 거의 강남 테헤란로 일대에 위치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 예전 구로공단이었던 곳에 구로디지털밸리, 일산, 분당 등지에 벤쳐타운이 많이 조성되어 있더군요.

그런 이유인지 저의 직장도 테헤란로 근처에 위치한 작은 벤쳐기업이었고, 전 거기서 제품 및 개발기획자로서 일
을 시작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소위 'VC'라고도 하는 벤쳐캐피탈업체'를 통한 벤쳐기업에 대한 투자가 꽤 이루어졌었기 때문에 한치앞도 내다보지 못한 중소벤쳐들은 직원들의 월급, 컴퓨터 관련 장비 등에 많은 투자된 돈을 사용하여 나름의 제품(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들을 개발했었죠. 그런 이유로 한 2~3년간은 월급도 많이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때가 벌써 10년전인데 오늘(2009년 3월 2일)자 기사 "삼성전자의 굴욕(?) 6대기업 중 '최저연봉'"의 내용중에 있는 대졸 초임 연봉만큼 받았으니 많이 받았다고 할 수 있겠죠? (그 당시 모든 벤쳐가 그랬다는 것은 아니고 제 직장의 예를 든 것이니 오해는 마세요^^)

그러나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1. 벤처끼리의 우수 직원 확보를 위한 경쟁으로 인해 빈번한 턴오버 발생
2. 팀장급들이 빈번히 바뀜으로 인한 컨셉변경, 개발방향 변경등으로 개발 기간 지연
3. 개발 초기엔 신기술이었으나 상용화할 시점에 이미 다른 업체가 동일 기술의 제품 개발
4. 마케팅 개념 부족으로 인해 개발된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의 판로 구축 실패 등


이런 이유들로 인해 IT벤처들의 화려한 시절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길게는 1~2년 짧게는 몇개월만에 문을 닫는 벤처기업들이 수두룩했고 그에 따라 저도 직장을 7번이나 옮겨 다녀야 했으니까요. 자의던 타의던 간에 6개월~1년의 짧은 경력들은 제 이력에 마이너스로 작용했고 면접시에도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참 암울했죠ㅜㅜ

그래서 구직을 포기하고 사업을 1년 정도하기도 했었죠. 다행히 쬐금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적고 보니 10년 좀 넘는 기간동안 참 옮겨다니기도 많이하고,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내요.

제가 감히 요즘의 구직란은 "불경기 때문이다", "회사측의 문제다"  혹은 "취업희망자들의 너무 까다롭게 직장을 선택한다"등의 판단을 내릴수는 없지만 제 짧지만 우여곡절(?) 있는 경험에 비추어 제 생각을 2가지만 이야기하자면,

1. 너무 까다롭게 고르며 미취업 상태로 있는 것 보다는, 자신이 생각한 직장의 조건이 10가지 있다면 그 과반수가 넘는다면 일단 들어가서 경력을 쌓는게 나중에 이직을 할때에도 더 좋다는 생각입니다.

2. 근로조건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너무 급여수준이 높거나, 파격적인 근로조건을 제시하는 곳은 의심해봐야 합니다. 제 경험처럼 몇개월 행복하다가 오래지나지 않아 다시 불행해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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